400만 사는 LA, 공중화장실 단 14개…임시화장실·세면대도 71곳뿐
코로나19팬데믹 종료 후 사람들이 다시 거리로 나오면서 공중 화장실 부족 문제가 LA시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팬데믹 발생 초기 홈리스 텐트가 밀집해 있는 거리를 중점적으로 손을 닦을 수 있는 임시 세면대와 임시 화장실 150개를 설치했던 LA시가 올 초부터 예산 부족으로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아예 방치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LA 시내에 운영되고 있는 공중 화장실의 경우 고작 14개에 불과해 특히 화장실이 부족한 LA다운타운이나 에코 파크 등 LA시 인근 공원 거리는 홈리스들의 노상 방뇨 등으로 인한 악취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8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공중 화장실을 추가 설치하는 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매체 LA타코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팬데믹기간 동안 설치됐던 임시 세면대와 화장실은 현재 71개로 줄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LA시가 임시 세면대나 화장실 설치 및 렌트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개당 일일 평균 36달러다. 한달 평균으로는 1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 고장 나거나 주말에도 렌트할 경우 추가 비용이 부과돼 지출액은 크게 늘어난다. 실제로 시는 지난 4월에만 12개의 운영비로 130만 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하지만 남아 있는 예산은 60만 달러도 채 안 된 상태였다. 이마저도 그 전달에 사용한 비용을 갚아야 해 기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영구 공중 화장실의 경우 연간 운영비가 30만 달러 미만이라 경제적이긴 하지만 설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현재 LA시에 설치된 공중 화장실은 14개뿐이다. 인구 400만 명이 넘게 사는 LA시에 공중화장실이 29만 명당 1개꼴로 설치되어 있는 셈이다. 화장실이 부족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 도시의 거리는 노상 방뇨와 인분으로 오염되고 있다. 한 예로 LA 다운타운 5가와 힐 스트리트 코너의 퍼싱스퀘어지하철역 앞은 지나가기만 해도 냄새가 진동한다. 바로 앞에 공중 화장실이 있지만 이용할 수 있는 변기가 제한돼 있다 보니 대기자가 많을 경우 인근 가게를 달려가지 않으면 급한 생리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 화장실의 이용자는 하루 평균 148명으로, LA에서도 가장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진다. 이곳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화장실 청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최근 LA퍼블릭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계속 참으라고만 요구할 수는 없다”며 “화장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곳에 얼마나 살고 있고 그에 필요한 화장실 수를 파악하는 일종의 센서스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한편 LA시는 지난해부터 ‘핏스톱 프로그램’을 통해 15개의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하고 있지만 역시 화장실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홍지은(50) 씨는 “한인타운도 거리오염이 심각하다. LA시의회가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5000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는데 이 중 단 1%만이라도 공중 화장실 설치와 관리를 위해 쓴다면 거리는 한결 깨끗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사설 공중화장실 la다운타운 스키드 화장실 1개 현재 스키드